5.18 / 수
새벽 5시 조금 넘어서 세비야 이스트 프라도역에 도착했다. 세비야에서 맞는 첫 아침. 대기실에서 그동안 못했던 인터넷을 하며 아침이 오기까지 기다렸다. 7시쯤 캐리어를 끌고 밖으로 나갔는데 스페인 날씨와 공기가 포르투갈과 확실히 다른 게 느껴진다. 이곳에 오기 전에는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기후가 비슷할 줄 알았는데.
구글맵이 알려주는 경로로 숙소를 찾아가는데 얼기설기 좁은 골목길을 길이라고 알려주는 건가 의심스러웠는데 숙소를 찾고 보니 구글맵이 정확했다. 다만 현재 위치가 다르게 표시돼서 헤매기는 했다. 숙소에 짐을 맡기고 스페인광장으로 갔다. 그 길에 본 가로수. 키가 큰 가로수가 신기하게 생겼던 게 예쁘다 감탄하며 이동. 아침이라 광장에는 사람이 몇 명뿐이다.
별 감흥 없이 그곳을 떠나 트립어드바이저로 아침 8시 부터 영업하는 곳을 검색하고 아침을 먹으러 갔다. 제니의 키친. 세비야 대학가에 위치한 곳인데 현재 영업하는 레스토랑 중 제일 평이 괜찮은 곳이었으나 9시부터 영업한단다. 다행히 8시 55분쯤에 와서 조금 기다리다가 주문했다. 자리에 앉아 등교하는 학생들 출근하는 사람들 자전거 타는 사람들 구경하며 식사를 마쳤다. 메뉴 2개와 커피를 시켰는데 양이 너무 많아서 하나는 포장해서 나왔다.
대성당은 벌써 입장하려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잠을 제대로 못 자서 뭘 봐도 눈에 안 들어올 것 같아서 쇼핑하러 가는 길, 어제 야간버스 같이 탔던 사람들과 우연히 마주쳐서 인사하고 헤어졌다. 마시모두띠가 목적이었으나 맘에 드는 옷이 없었다. 쇼핑 하느라 체크인 시간이 지난 줄도 몰랐다.
숙소에 가서 체크인하고 씻고 방금 쇼핑한 옷으로 갈아입고 침대에 누워서 쉬었다. 밑에 침대 아줌마가 들어와서 샤워실 물 샜다고 뭐라 그랬다. 어쨌든 내 실수니까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그 아줌마가 자기 알람 고장 나서 내 폰으로 알람 좀 맞춰달라고 부탁해서 알람 맞추고 나왔다. 개운한 몸과 마음으로 세비야 강가로 갔다.
조정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강변에서 선탠하는 아이들도 있다. 강변을 한 바퀴 돌아서 세비야 광장에 다시 갔다. 아침 풍경과 다르게 사람이 많다. 해가 살짝 기울어진 시간이라 운치도 있어 보인다. 사진을 찍는 것마다 잘 나온다. 붉고 뜨거운 느낌. 저녁 시간이 돼서 호까곶에 같이 갔던 남학생이 맛집이라고 알려준 타파스 집으로 갔다. 다행히 줄이 길지 않아서 오픈하자마자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거의 다 관광객으로 보였고 아마 축구경기가 있는 날이라서 현지인들이 덜 온 듯하다. 타파스 1위 한 곳이라 그래서 잔뜩 기대하고 주문했지만, 메뉴선택에 실패한 거 같았다. 매운 당근소스 오리고기( 매운 당근 소스는 카레 맛과 비슷했다.)와 대구살 튀김을 시켰는데 그 집의 베스트는 문어요리와 소고기 요리였다. 그래도 샹그릴라가 맛있었고 분주한 주방 구경하는 재미도 있었고 또 요리 비주얼이 예뻐서 만족했다. 다음에 또 와서 문어요리 시켜먹어야지. 야경을 보기 위해 스페인 광장으로 또 갔다.
해 질 녘 도착한 그곳의 풍경에 감탄이 막 나왔다. 아침과 낮 풍경이 달랐던 것 처럼 밤의 풍경도 또 달랐다. 보름달이 예쁘게 떠 있었다. 물에 반사된 광장의 빛이 너무 아름다웠다.





















5.19 / 목
그라나다로! 형편없는 조식을 먹은 뒤 같은 방 한국 사람과 택시 타고 버스터미널로 이동했다. 그분은 말라가로 가셔서 작별인사하고 나는 그라나다행 버스를 타러 갔다. 버스 맨 앞자리에 탔는데 출발과 동시에 시작된 옆자리 여자의 통화. 약 한 시간의 통화가 끝나고 바로 뒷자리 아저씨의 통화가 시작됐다. 옆자리 여자에 대한 복수일까. 아저씨 목소리는 더 크고 걸걸했다. 어쨌든 무사히 터미널에 도착해서 SN1 버스를 타고 숙소 근처 정류장에서 내렸다.
샌들 밑창이 벌어져서 팔딱거려서 끈으로 묶어놨는데 끈이 끊어져서 또 팔딱팔딱. 가던 길을 멈추고 건물 턱에 앉아 끈을 묶고 캐리어 끌고 도착한 숙소. 사장님이 너무 친절하시다. 바람도 잘 통하고 채광도 좋은 아늑한 방. 짐 정리하고 강변으로 갔는데 강이 아니라 가물어서 그런지 시냇물 수준이다. 나스르궁 야간 개장시간은 밤 10시라서 시간이 많이 남았다. 일단 점심을 먹기 위해 트립어드바이저를 검색해서 강변에 있는 레스토랑으로 갔다. 달걀프라이와 베이컨 볶음이 들어가 있는 요리와 상그리아 한 잔을 시켜서 먹었다. 상그리아가 은근 독했나 보다. 식사를 마치고 살짝 알딸딸한 기분으로 햇볕이 내리쬐는 강변을 산책했다. 자전거 타는 사람, 강아지랑 산책하는 사람 한가로운 풍경이다. 말티즈랑 산책하는 할아버지와 마주쳤는데 할아버지가 강아지 쓰다듬어도 된다고 하셔서 강아지 쓰다듬고 짤막한 대화했는데…. 네…. 200번째로 영어 공부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다리를 건너서 알함브라 궁전 쪽으로 갔다. 오르막길이라서 슬슬 땀이 나기 시작했다. 세비야에서 민소매 사 오길 정말 잘했다
우거진 숲이 나오고 알함브라가 보였다. 티켓 오피스들렀다가 아무 생각 없이 나스르궁 쪽 벤치에 앉아서 쉬었다. 그러다 문득 출력해둔 E티켓을 숙소에 두고 온 게 생각났다. 한 시간 반 정도 남았으니 숙소에 갔다 와야겠다고 내려가다가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결제카드와 메일만 있으면 된다고 해서 다시 티켓오피스로 갔다. 왜 미리 발권받을 생각을 안 했을까. 다행히 줄이 그리 길지 않아서 금방 발권받을 수 있었다. 한 시간 반 정도 나스르궁을 둘러봤는데 너무 기대한 탓인지 기대에 못 미쳤다. 11시가 넘은 시간. 서둘러 숙소에 갔다. 숙소 도착했는데 아무도 없다. 우리나라랑 비슷한 거 같다. 애들이 밤새워 논다.







5.20/ 금
조식 먹고 방으로 올라가는데 사장님이‘유주’라는 한국 이름이 여자인지 남자인지 물어봤다. 사장님이 무슨 소리 하는지 몰라서 잘 모르겠다고 했는데 이제 와 생각해보니 그 말이었다. 영어 공부해야겠다고 또 다짐한다.
아침 일찍 알함브라로 가려고 했는데 늦잠자고 준비도 늦게 해서 9시 넘어서 숙소를 나섰다. 그러나 티켓 오피스에서 티켓을 발권받지 못했다. 매표기에서도 조회가 안 되고. 어제 표를 수거해가던 사람은 단체관광객 인솔자였나? 생각해보니 표를 수거해간 거 자체가 이상했다. 여기 가라 해서 여기 가면 저리 가라 하고 저리 가면 또 여기 가라 하고. 표 발권받으려고 동분서주하다가 갑자기 너무 바보 같은 기분에 울컥해서 그냥 시내로 내려갔다. 시원한 나무그늘 아래를 거닐다 보니 울적한 기분이 금방 가셨다.
행인들, 플라멩코 구경하고 빵집에서 맛있는 빵 사 먹으며 알바이신 지구로 향했다. 이 골목 저 골목 돌아다니다 가정집처럼 보이는 가게에 들어가 샹그리아 한 잔으로 간단히 목을 축였다. 다시 돌아다니다가 사람들로 북적이는 가게가 있길래 들어갔더니 사람 너무 많아서 바로 옆 가게에 들어가서 상그리아를 또 한 잔 마셨다. 1 상그리아에 1 타파는 그라나다에서만 누릴 수 있다. 엄청 맛있는 건 아니지만 어떤 타파가 나올지 기대되는 게 좋다. 알바이신 지구에서 헤나를 받을까 하다가 비싼 느낌이라서 맘을 접었다. 일주일 전이라면 망설임 없이 헤나를 받았겠지만, 리스본에서 휴대폰을 구매한 이후 아껴 쓰게 된다. 새로운 길을 걸어보려고 일부러 돌아서 숙소로 갔다. 모히토 맛 소르베 아이스크림 사 먹었는데 맛이 없었다. 한국 라면을 진열장에 진열해놓은 슈퍼마켓이 많다. 신기하다. 쇼핑거리를 지나 숙소에 도착해 씻고 옷 갈아입고 잠시 쉬었다 나갔다.
시청 쪽에 가서 제대로 된 타파스를 먹으려고 했다가 혼자 들어가긴 왠지 쪼그라들어서 후줄근한 가게에 들어가 맥주 한 잔을 시켜먹었다. 역시 타파 하나가 따라 나왔는데 소시지를 끼운 작은 빵과 감자튀김이었다. 맛은 없었는데 투우경기를 되게 열정적으로 보고 계신 아저씨(사장님?)과 텔레비전의 되게 잘생긴 투우사 덕에 보고 있던 투우경기가 끝날 때까지 앉아있다가 나왔다.
알바이신지구 위험하다고 그래서 불안 불안했지만 안 보면 후회할 것 같아서 알바이신 전망대로 갔다. 다행히 전망대에 올라가는 사람도 많고 전망대에서 내려오는 사람도 많아서 안전했다. 드레드헤어에 눈이 풀린 히피 같은 옷차림의 사람들을 낮에 종종 봤는데 밤에 보니 괜히 움츠러들었다. 전망대에는 사람들이 엄청 많았다. 모두 한 마음이라서 열심히 사진 찍고 나도 같이 열심히 사진 찍었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 아쉬운 마음에 숙소로 들어가는 골목 코너에 있는 가게에 들어갔다. 알함브라 한 잔을 시켰더니 생선튀김 타파가 나왔다. 갓 튀긴 건지 따끈따끈하고 고소했다. 곁들여 나온 올리브까지 싹 먹었더니 아저씨가 엄치 척을 날리셨다. 그래서 와인 한 잔 더 마시고 타파도 하나 더 먹고 숙소에 들어갔다. 요리 수준의 타파스를 못 먹은 게 아쉽긴 하다.
















새벽 5시 조금 넘어서 세비야 이스트 프라도역에 도착했다. 세비야에서 맞는 첫 아침. 대기실에서 그동안 못했던 인터넷을 하며 아침이 오기까지 기다렸다. 7시쯤 캐리어를 끌고 밖으로 나갔는데 스페인 날씨와 공기가 포르투갈과 확실히 다른 게 느껴진다. 이곳에 오기 전에는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기후가 비슷할 줄 알았는데.
구글맵이 알려주는 경로로 숙소를 찾아가는데 얼기설기 좁은 골목길을 길이라고 알려주는 건가 의심스러웠는데 숙소를 찾고 보니 구글맵이 정확했다. 다만 현재 위치가 다르게 표시돼서 헤매기는 했다. 숙소에 짐을 맡기고 스페인광장으로 갔다. 그 길에 본 가로수. 키가 큰 가로수가 신기하게 생겼던 게 예쁘다 감탄하며 이동. 아침이라 광장에는 사람이 몇 명뿐이다.
별 감흥 없이 그곳을 떠나 트립어드바이저로 아침 8시 부터 영업하는 곳을 검색하고 아침을 먹으러 갔다. 제니의 키친. 세비야 대학가에 위치한 곳인데 현재 영업하는 레스토랑 중 제일 평이 괜찮은 곳이었으나 9시부터 영업한단다. 다행히 8시 55분쯤에 와서 조금 기다리다가 주문했다. 자리에 앉아 등교하는 학생들 출근하는 사람들 자전거 타는 사람들 구경하며 식사를 마쳤다. 메뉴 2개와 커피를 시켰는데 양이 너무 많아서 하나는 포장해서 나왔다.
대성당은 벌써 입장하려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잠을 제대로 못 자서 뭘 봐도 눈에 안 들어올 것 같아서 쇼핑하러 가는 길, 어제 야간버스 같이 탔던 사람들과 우연히 마주쳐서 인사하고 헤어졌다. 마시모두띠가 목적이었으나 맘에 드는 옷이 없었다. 쇼핑 하느라 체크인 시간이 지난 줄도 몰랐다.
숙소에 가서 체크인하고 씻고 방금 쇼핑한 옷으로 갈아입고 침대에 누워서 쉬었다. 밑에 침대 아줌마가 들어와서 샤워실 물 샜다고 뭐라 그랬다. 어쨌든 내 실수니까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그 아줌마가 자기 알람 고장 나서 내 폰으로 알람 좀 맞춰달라고 부탁해서 알람 맞추고 나왔다. 개운한 몸과 마음으로 세비야 강가로 갔다.
조정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강변에서 선탠하는 아이들도 있다. 강변을 한 바퀴 돌아서 세비야 광장에 다시 갔다. 아침 풍경과 다르게 사람이 많다. 해가 살짝 기울어진 시간이라 운치도 있어 보인다. 사진을 찍는 것마다 잘 나온다. 붉고 뜨거운 느낌. 저녁 시간이 돼서 호까곶에 같이 갔던 남학생이 맛집이라고 알려준 타파스 집으로 갔다. 다행히 줄이 길지 않아서 오픈하자마자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거의 다 관광객으로 보였고 아마 축구경기가 있는 날이라서 현지인들이 덜 온 듯하다. 타파스 1위 한 곳이라 그래서 잔뜩 기대하고 주문했지만, 메뉴선택에 실패한 거 같았다. 매운 당근소스 오리고기( 매운 당근 소스는 카레 맛과 비슷했다.)와 대구살 튀김을 시켰는데 그 집의 베스트는 문어요리와 소고기 요리였다. 그래도 샹그릴라가 맛있었고 분주한 주방 구경하는 재미도 있었고 또 요리 비주얼이 예뻐서 만족했다. 다음에 또 와서 문어요리 시켜먹어야지. 야경을 보기 위해 스페인 광장으로 또 갔다.
해 질 녘 도착한 그곳의 풍경에 감탄이 막 나왔다. 아침과 낮 풍경이 달랐던 것 처럼 밤의 풍경도 또 달랐다. 보름달이 예쁘게 떠 있었다. 물에 반사된 광장의 빛이 너무 아름다웠다.
따뜻한 기후라서 그런지 가로수들이 이렇게나 키가 크다.
나쵸 리브레 가면.
5.19 / 목
그라나다로! 형편없는 조식을 먹은 뒤 같은 방 한국 사람과 택시 타고 버스터미널로 이동했다. 그분은 말라가로 가셔서 작별인사하고 나는 그라나다행 버스를 타러 갔다. 버스 맨 앞자리에 탔는데 출발과 동시에 시작된 옆자리 여자의 통화. 약 한 시간의 통화가 끝나고 바로 뒷자리 아저씨의 통화가 시작됐다. 옆자리 여자에 대한 복수일까. 아저씨 목소리는 더 크고 걸걸했다. 어쨌든 무사히 터미널에 도착해서 SN1 버스를 타고 숙소 근처 정류장에서 내렸다.
샌들 밑창이 벌어져서 팔딱거려서 끈으로 묶어놨는데 끈이 끊어져서 또 팔딱팔딱. 가던 길을 멈추고 건물 턱에 앉아 끈을 묶고 캐리어 끌고 도착한 숙소. 사장님이 너무 친절하시다. 바람도 잘 통하고 채광도 좋은 아늑한 방. 짐 정리하고 강변으로 갔는데 강이 아니라 가물어서 그런지 시냇물 수준이다. 나스르궁 야간 개장시간은 밤 10시라서 시간이 많이 남았다. 일단 점심을 먹기 위해 트립어드바이저를 검색해서 강변에 있는 레스토랑으로 갔다. 달걀프라이와 베이컨 볶음이 들어가 있는 요리와 상그리아 한 잔을 시켜서 먹었다. 상그리아가 은근 독했나 보다. 식사를 마치고 살짝 알딸딸한 기분으로 햇볕이 내리쬐는 강변을 산책했다. 자전거 타는 사람, 강아지랑 산책하는 사람 한가로운 풍경이다. 말티즈랑 산책하는 할아버지와 마주쳤는데 할아버지가 강아지 쓰다듬어도 된다고 하셔서 강아지 쓰다듬고 짤막한 대화했는데…. 네…. 200번째로 영어 공부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다리를 건너서 알함브라 궁전 쪽으로 갔다. 오르막길이라서 슬슬 땀이 나기 시작했다. 세비야에서 민소매 사 오길 정말 잘했다
우거진 숲이 나오고 알함브라가 보였다. 티켓 오피스들렀다가 아무 생각 없이 나스르궁 쪽 벤치에 앉아서 쉬었다. 그러다 문득 출력해둔 E티켓을 숙소에 두고 온 게 생각났다. 한 시간 반 정도 남았으니 숙소에 갔다 와야겠다고 내려가다가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결제카드와 메일만 있으면 된다고 해서 다시 티켓오피스로 갔다. 왜 미리 발권받을 생각을 안 했을까. 다행히 줄이 그리 길지 않아서 금방 발권받을 수 있었다. 한 시간 반 정도 나스르궁을 둘러봤는데 너무 기대한 탓인지 기대에 못 미쳤다. 11시가 넘은 시간. 서둘러 숙소에 갔다. 숙소 도착했는데 아무도 없다. 우리나라랑 비슷한 거 같다. 애들이 밤새워 논다.
가로등 정말 길다.
5.20/ 금
조식 먹고 방으로 올라가는데 사장님이‘유주’라는 한국 이름이 여자인지 남자인지 물어봤다. 사장님이 무슨 소리 하는지 몰라서 잘 모르겠다고 했는데 이제 와 생각해보니 그 말이었다. 영어 공부해야겠다고 또 다짐한다.
아침 일찍 알함브라로 가려고 했는데 늦잠자고 준비도 늦게 해서 9시 넘어서 숙소를 나섰다. 그러나 티켓 오피스에서 티켓을 발권받지 못했다. 매표기에서도 조회가 안 되고. 어제 표를 수거해가던 사람은 단체관광객 인솔자였나? 생각해보니 표를 수거해간 거 자체가 이상했다. 여기 가라 해서 여기 가면 저리 가라 하고 저리 가면 또 여기 가라 하고. 표 발권받으려고 동분서주하다가 갑자기 너무 바보 같은 기분에 울컥해서 그냥 시내로 내려갔다. 시원한 나무그늘 아래를 거닐다 보니 울적한 기분이 금방 가셨다.
행인들, 플라멩코 구경하고 빵집에서 맛있는 빵 사 먹으며 알바이신 지구로 향했다. 이 골목 저 골목 돌아다니다 가정집처럼 보이는 가게에 들어가 샹그리아 한 잔으로 간단히 목을 축였다. 다시 돌아다니다가 사람들로 북적이는 가게가 있길래 들어갔더니 사람 너무 많아서 바로 옆 가게에 들어가서 상그리아를 또 한 잔 마셨다. 1 상그리아에 1 타파는 그라나다에서만 누릴 수 있다. 엄청 맛있는 건 아니지만 어떤 타파가 나올지 기대되는 게 좋다. 알바이신 지구에서 헤나를 받을까 하다가 비싼 느낌이라서 맘을 접었다. 일주일 전이라면 망설임 없이 헤나를 받았겠지만, 리스본에서 휴대폰을 구매한 이후 아껴 쓰게 된다. 새로운 길을 걸어보려고 일부러 돌아서 숙소로 갔다. 모히토 맛 소르베 아이스크림 사 먹었는데 맛이 없었다. 한국 라면을 진열장에 진열해놓은 슈퍼마켓이 많다. 신기하다. 쇼핑거리를 지나 숙소에 도착해 씻고 옷 갈아입고 잠시 쉬었다 나갔다.
시청 쪽에 가서 제대로 된 타파스를 먹으려고 했다가 혼자 들어가긴 왠지 쪼그라들어서 후줄근한 가게에 들어가 맥주 한 잔을 시켜먹었다. 역시 타파 하나가 따라 나왔는데 소시지를 끼운 작은 빵과 감자튀김이었다. 맛은 없었는데 투우경기를 되게 열정적으로 보고 계신 아저씨(사장님?)과 텔레비전의 되게 잘생긴 투우사 덕에 보고 있던 투우경기가 끝날 때까지 앉아있다가 나왔다.
알바이신지구 위험하다고 그래서 불안 불안했지만 안 보면 후회할 것 같아서 알바이신 전망대로 갔다. 다행히 전망대에 올라가는 사람도 많고 전망대에서 내려오는 사람도 많아서 안전했다. 드레드헤어에 눈이 풀린 히피 같은 옷차림의 사람들을 낮에 종종 봤는데 밤에 보니 괜히 움츠러들었다. 전망대에는 사람들이 엄청 많았다. 모두 한 마음이라서 열심히 사진 찍고 나도 같이 열심히 사진 찍었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 아쉬운 마음에 숙소로 들어가는 골목 코너에 있는 가게에 들어갔다. 알함브라 한 잔을 시켰더니 생선튀김 타파가 나왔다. 갓 튀긴 건지 따끈따끈하고 고소했다. 곁들여 나온 올리브까지 싹 먹었더니 아저씨가 엄치 척을 날리셨다. 그래서 와인 한 잔 더 마시고 타파도 하나 더 먹고 숙소에 들어갔다. 요리 수준의 타파스를 못 먹은 게 아쉽긴 하다.
멍멍아.
at 2016/09/15 03:46

